1통의 전화가 나를 따뜻하게 만든다 — 매주 가족에게 안부 묻기

“밥은 먹었어?”
그 짧은 안부 한 마디에
어느 날은 눈물이 핑 돌고,
어느 날은 마음이 놓인다.

예전엔 전화를 잘 하지 않았다.
바쁘다는 이유로,
말할 게 없다는 핑계로,
가끔 걸려오는 가족의 전화도
“나중에 다시 걸게” 하며 넘긴 날이 많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삶이 너무 팍팍하게 느껴졌다.
매일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할 일을 채우지만
이상하게 마음 한켠은 자꾸 텅 비는 느낌이었다.

그때 생각났다.
나를 가장 잘 알고,
말 없이도 내 기분을 알아채는 사람들.
**“가족”**이라는, 익숙해서 자주 잊고 마는 존재들.

그래서 정했다.
일주일에 한 번, 꼭 전화하자.

목요일 저녁이면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다른 요일도 아닌 목요일로 정한 건,
주말을 기다리는 한 주의 끝에서
가장 따뜻한 기운이 필요해서다.

엄마는 여전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신다.
동네 마트 얘기,
요즘 자주 보는 드라마 이야기,
아빠가 감기 기운 있는 것 같다는 잔소리.

별거 아닌 말들이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상하게 가벼워진다.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내가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위안.

가끔은 통화가 끝난 뒤
그날의 기분이 180도 달라지기도 한다.
마음이 불안한 날도, 지친 날도,
“우리 아들은 잘하고 있어” 한 마디에
금세 다시 일어설 힘이 난다.

이 작은 습관이
나를, 그리고 우리 가족을 지키는 방법이 되었다.

오늘도 저녁 8시,
다정한 목소리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전화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