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 나를 낮춘다는 것의 용기

요즘은 너도나도 자신을 보여주려 애쓰는 시대다.
SNS 피드를 보면 멋진 옷, 좋은 차, 근사한 식당, 반짝이는 일상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비교하게 된다.
‘나는 왜 저만큼 못 살까?’
‘나는 왜 저렇게 말 못 하지?’
‘나는 왜 이만큼밖에 안 되지?’

얼마 전 캠핑장에서 아이들 대화를 우연히 들었다.
“너희 텐트 어디 거야?”
“우리 텐트 ○○ 거야. 비싸!”
너댓 살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었다.
그 나이에도 이미 브랜드와 비교가 삶에 스며들어 있다는 게 낯설고 씁쓸했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나를 드러내는 일’에는 익숙해졌지만
‘나를 낮추는 일’에는 너무나 낯설어졌다.

성경에도, 불경에도 ‘자기를 낮추는 자가 가장 큰 자’라는 말이 있다.
이해한다. 말은 쉽다.
하지만 실천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중 하나다.
특히 내가 억울할 때, 내가 틀리지 않았을 때,
그래서 더더욱 ‘내려놓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나는 요즘,
진짜 멋진 사람은 잘난 사람이 아니라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중심이 있는 사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아도 묵직한 사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비교의 시대, 평가의 시대, 경쟁의 시대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로 살 수 있는 사람.

어쩌면, 그게 진짜 용기고 진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