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적당히 먹는다는 것
욕심도 절제도 아닌, 나를 위한 균형언제부턴가 식사는 ‘채움’보다 ‘관리’의 영역이 되었다.무언가를 덜어내기 위한 수단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칼로리를 재고, 영양소를 따지고, 때로는 무작정 굶기도 했다.그런 식사에는 ‘맛’도, ‘기쁨’도, ‘나’도 없었다.그러다 문득, 너무 배고프지도 너무 배부르지도 않은 그 ‘적당함’이몸뿐 아니라 마음에도 편안함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아침에는 따뜻한 물 한잔과 간단한 요기를,점심에는 밥과 반찬이 골고루 담긴 도시락을,저녁에는 기름지지 않은 한 끼를과하지 않게,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게.‘배가 고프다’는 신호와‘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마음을조금씩 더 잘 알아차리게 되었다.적당히 먹는다는 건,무조건 적게 먹는 것도, 무조건 건강식만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내 몸이 원하고,..
2025. 6. 7.
마음을 닮은 유리 트레이
책상 위에 투명한 유리 트레이를 하나 올려두었다.아주 얇고, 빛을 부드럽게 통과시키는 사각의 평면.무언가 특별한 물건은 아니지만, 매일의 소지품을 조용히 받아주는 그 모습이 왠지 마음을 닮았다.볼펜, 반지, 머리끈, 그리고 종종 작은 쪽지.하루를 살아내는 사소한 것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가만히 제자리를 지켜준다.어떤 날은 말끔하게 비워두고, 어떤 날은 어질러진 그대로도 좋다.유리는 그저 담는다. 판단하지 않고, 조용히 머물게 한다.트레이 속 풍경은 자주 바뀌지만, 그 투명한 바탕은 변하지 않는다.그 모습이 왠지 내가 바라는 나의 마음 같기도 하다.가끔은 흐려지고, 때론 지저분해지기도 하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닦아내고 비워낼 수 있는 마음.이 유리 트레이를 정리하는 시간은어쩌면 내 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2025.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