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일기 Day 6
반보 전진, 한 발 후퇴
퇴근길, 자연스럽게 술집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문득, ‘오늘은 안 마시기로 했었지…’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또 하나의 변명을 만들어냈다.
“그래, 어제는 안 마셨으니까 오늘은 괜찮아.”
손은 편의점으로 향했고, 병은 어느새 식탁 위에 올라와 있었다.
이쯤 되면 또 실패인가 싶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게 간단하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예전 같았으면 오늘 마시는 건 아무 일도 아니었을 테니까.’
요즘 내 생활에는
분명히 리듬이 생기고 있다.
‘매일’이었던 술이
이제는 ‘퐁당퐁당’으로 바뀌었다.
매일 찾던 술을
3일에 한 번쯤 마시게 된 것.
바뀌어가는 나의 리듬
사람은 생각보다 리듬에 민감한 존재다.
하루의 끝에 술이 있는 패턴에서
이제는 ‘없는 날’도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
그게 불안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좀 가벼워진 기분이 들기도 한다.
처음엔 ‘끊자’고 했고,
그다음엔 ‘줄이자’였고,
지금은 ‘마시는 날과 안 마시는 날을 나누자’가 되었다.
오늘은 한 발 물러섰지만,
그래도 전체 흐름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건 분명히 반보 전진, 한 발 후퇴가 아니라,
세 걸음 중 두 걸음을 바꾼 나의 전환기다.
오늘의 다짐
매일 마시던 사람이
이제 3일에 한 번 마시게 되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증거다.
오늘의 기록
• 마신 날: yes
• 전체 주기 변화: 매일 → 3일 1회
• 마신 이유: 습관적 루틴 + 스스로의 허용
• 내 행동: 마셨지만, 기록을 멈추지 않음 →
기록이 곧 의지
오늘의 마음 정리
나는 아직 완전하지 않다.
하지만 이전보다 훨씬 의식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습관은 단칼에 끊는 게 아니라
조금씩 흐름을 바꾸는 것이라는 걸
오늘 느꼈다.
오늘은 내가 만든 리듬의 일부였다.
그리고 그 리듬은 내 삶을 조금 더 건강하게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