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을 머금은 향기

나는 다른 건 다 귀찮아하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빨래만큼은 좋아한다.
빨래는 단순한 집안일 같지만,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다.
특히 맑은 날, 햇살에 말려진 옷에서 나는 그 따뜻한 향기가 너무 좋다.
빨래를 마치고 널어놓은 옷가지들을 바라보면, 바람에 살랑거리는 그 모습이 마치 작은 소풍을 나온 듯 느껴지기도 한다.
햇살과 바람이 함께 만들어낸 향기는 옷에 스며들어, 마치 작은 선물처럼 내 일상에 스며든다.
그 향기를 맡으면 마음 한구석까지 깨끗해지는 기분이 든다.
조금은 흐트러졌던 마음도 다려지는 듯 반듯해지고, 묵었던 감정들도 조금은 풀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빨래를 한다. 삶이 조금 버겁고 지치는 날에도,
햇살을 머금은 향기를 기다리며, 한바구니 가득 옷들을 널어본다.
빨래가 마르고 난 뒤, 내 방 안에 가득 퍼진 그 따뜻한 냄새를 들이마시는 그 순간,
마음 한켠에 스며든 작은 평화가 고맙다.
햇살을 머금은 향기처럼, 나도 누군가의 삶에 작은 따뜻함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