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

막걸리가 익는 걸 본 적이 있는가?
쌀과 누룩을 빚고 통에 담고 나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따뜻한 방에서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릴 뿐이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때로는 가만히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세상에 뒤처지는 것 같고, 아무 성과도 없는 것 같아 초조할 때일수록, 막걸리처럼 나를 천천히 익히는 시간이 필요하다.

가만히 있는 동안, 내 안의 생각들이 가라앉고, 마음이 정리되며, 나도 모르게 내 삶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멈춰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기.
그저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푹 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성장하고 있다.

막걸리도, 삶도 결국은 기다림 속에서 익어가는 것.
오늘 하루는 나를 천천히 익히는 시간으로 삼아보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주는 값진 선물을, 놓치지 않기를.

“나를 기다리자, 나를 믿자, 나를 천천히 익히자.”